티스토리 뷰

형이 다니는 회사에 알바 자리가 났다고 해서 오늘부터 출근하기로 했다.

아침에 형이 차로 회사앞에 내려주고, 형은 몸살 때문에 다시 집으로 갔다(이후 코로나확진)

8:05 ~ 8:55

휴게실 의자에 앉아 근무시간 까지 기다린다. 여사님들이 대부분이고 일찍온다고 일을 시작하진 않는다.

낯선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매번 인사는 했는데 얼굴 기억하기도 힘들다.

일부러 휴대폰 안보고 출근하는 사람들 인사하고, 대화를 듣고, 천장을 응시하고... 시간이 안간다.

9:00 ~ 11:40 

원으로 서서 신규인원 간단한 자기 소개 후 작업시작,

1. 박스를 열심히 만든다. 박스를 접어 바닥에 테잎을 붙이고 16개씩 쌓아서 파레트에 5x4 로 세우고 한쪽에 적치,

16개를 세로로 쌓는데 비뚤어지면 옆으로 넘어진다. 중간을 쳐서 바로 세운다.  (비중이 크면 일부를 조정하는 것처럼)

2. 상품을 담은 박스를 전달 받아, 위를 테이프로 봉하고, 송장을 붙인 후 파레트에 쌓는다

오전엔 가장 작은 박스만 했다. 박스 테이핑 하나 하는데 에너지가 너무 들었다.

선배들이 테이핑 느린걸 이해해주고 연습하라고 해서 고마웠다.

11:45~ 12:10

점심시잔이 되어 4층 식당으로 이동해 이름적고 식판에 밥을 받는다. 

반찬은 식판에 동그랑땡, 치킨너겟, 무말랭이, 김치, 간장상추, 배추와 우삼겹(?)이 들어간 빨간 국

배고파서 맛있게 다 먹었다.

12:10 ~ 12:45 

휴게실 의자에 앉아 근무시간 전까지 대기한다. 휴게실은 에어컨이 나와서 너무 시원하다.

"실내"에서 "낮"에 에어컨 없이  땀을 흘린 건 수년에 걸쳐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

여사님들의 담소시간이 이어진다. 배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MTS를 열어본다.

코스피 -3.8% 이다. 그럼 어제 손절친 풋은? 

 

그렇다. 홀딩도 실력이다. 옵션 오버나잇 못하면 이것은 내 것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껄껄껄은 나를 괴롭게 한다. 내 뷰는 맞았던 것이다. 트레이딩 실력은 형편이 없지만...

즐거워 하자. 하방은 맞췃잖아. 내가 저걸 다 먹을 수 있었을까? 아니다. 다 못먹는다.

12:45 ~ 14:30

정신없이 박스 포장, 이제는 박스가 점점 커지고 내용물이 무거워 진다.

무릎과 허리가 슬슬 뻐근해진다.

수급쎄오 강사님이 위클리를 열었다고 한다. 사람은 정말 어려울 때 옆에 있어야 하는 것임을 다시 기억해본다.

14:30 ~ 15:00

휴식시간, MTS를 열었더니 시장은 더 떨어지고 있다. 오늘밤 미장은 이대로 죽을까?

휴게실 책상에 엎드려 자고 싶었지만, 첫날 이미지 관리 때문에 허리 피고 앉았다.

옆파트 최고참 여사님이 아이스크림을 돌렸는데, 메로나가 참 달고 시원했다. 더울 땐 아이스크림을 쏘자.

15:00 ~ 18:00

박스가 더 커지고 무거워졌다. 다른일 한다고 박스 포장 밀리지 말라고 두 세번 주의를 주셨다.

박스 규격이 일괄이었으면 파레트에 올리기 좋았겠지만, 송장 순서로 박스를 포장하느라 규격이 계속 달랐고, 

오는 순서대로 파레트에 테트리스처럼 쌓았다.

18:00~ 

18:10  출발하는 오산역 2번출구 셔틀이 있다.  걸어왔으면 아직 반도 못왔을 텐데, 편하게 집에왔다.

어머니와 부동산에서 저녁을 먹고 작은 담소를 나눈다. 사무직이었던 아들이 몸쓰는 일하는게 가슴이 아프신가보다.

몸이 피곤한 것보다, 어머니 가슴을 아프게 한 게 더 힘들다.

20:00 ~

샤워하고 에어컨 틀고 블로그 글 좀 적으니까 벌써 열시가 넘었다.

내일은 토요일,  평소에 나가던 부동산 주말출근이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관종정리 짧게 하고 위클리 보면 한시 넘을 것 같은데, 관종정리는 내일 부동산가서 해야겠다. 

 

왜 마하세븐이 막노동 가라고 하신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컴퓨터를 만지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정직하게 1시간에 만원 버는게 힘든 일인지, 

유튜브에 "서민은 시간으로 돈을 벌지만, 부자는 돈으로 시간을 법니다." 라고 하는데,

시간과 육체노동으로 돈을 버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오랜만에 느껴본다.

 

밤에 글을 많이 쓰면 자꾸 감상에 빠져든다. 오늘은 여기까지
어머니, 미안해요 열심히 일어나 볼께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